이와바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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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할아버지를 만나게 된 인연은
긴자에서 유라쿠쵸역을 찾아 길을 헤메던 어느 고가 다리 밑에서 시작되었다
횡단보도에 나란히 서게 되었는데, 인상이 좋아 보이시기에 길을 여쭤보게 되었고
자신도 유라쿠쵸역 방향으로 가신다고 가는 길까지 같이 가주신다고
2-30분을 같이 걷게 되었다

짧지 않은 대화가 걷는 내내 이루어졌다
어디서 왔느냔 말에 한국에서 왔다고 하자
긴자엔 무슨일이냐, 무슨일을 하고 있냐
회사이름이 뭐냐... 여러가지 질문이 쏟아져 나왔다

무료한 일요일 오후에 말동무가 생겨 기뻐하는 노신사에게
꼬박 답변을 마치고 나서는
한참을 침묵하고 나란히 복잡한 긴자의 보도를 걷고 있었다

자신은 예전에 프랑스 요리를 하던 요리사였다고...
그 가게가 망하고 여차저차한 이유로 그만두게 되었다고
요새는 매일 긴자에 나온다고...
왼쪽눈의 시력이 나빠져서 오른쪽편에 서 있으면 잘 보인다고...
그래서 쇼핑백도 계속 오른손으로 쥐고 계셨던 겐지...

어느덧 유라쿠쵸의 비끄카메라가 보였고
그분은 갑자기 혹시 180엔을 줄수있는지 물어보셨다
아... 그때 갑자기 모든 얘기의 앞과 뒤가 이해가 되어버리는...

그렇다...그분은 홈리스였다

오늘도 아침부터 아무것도 못드셨다고...
지갑안의 500엔짜리 동전을 찾아보았다
너무 큰 금액은 실례가 될수있기에...
마침 동전이 있었다
동전을 건네면서도 마음이 많이 안쓰러웠다
도대체 180엔으로 뭘 사드시려는 건지...
우동가게의 가장 싼 우동을 드시려는 것인지
이것을 받으시면 며칠을 버티실수 있으신건지...

너무 기뻐하며 미안해 하시는 할아버지에게
다음에 제가 긴자에 나올때 뵐수있는 기회가 있기를 바란다고...
건강히 다음에 뵙자고
몇번을 악수를 하며 헤어졌다

내이름을 기억하시려고...
나오지도 않는 볼펜으로, 주머니안 꼬깃해진 영수증 뒤에 몇번이고 끄적이시는 모습에
갑자기 목이 메어오길래
애써 웃으며 사진한장 찍어도 좋으신지 묻고 남긴것이 위사진이었다

외국에서 와서 고생이 많다고, 힘내라고...
할아버지도 건강하시고 담에 또 뵙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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