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낡은 반바지에 땀에 구겨진 회색 남방, 어울리지 않는 유행지난 썬그라스
무릎에는 오늘 찾아온듯한 55DPE의 사진봉투 세개
발밑의 비닐봉투에는 세 캔의 발포주
변두리 귀가길, 연휴 마지날의 특급쾌속 전철안
이미 취해있던 이 노인은 담배를 하나 꺼내 문다
옆의 내가 신경이 쓰였는지 몇번 빨고는 담배를 끄는듯 바닥에 떨군다
그리곤 남은 맥주를 그위에 붓곤 발로 비벼댄다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 전철안 승객들
그 무릎에 놓여진 세개의 사진 봉투를 힘없이 하나하나 펼쳐보는 그
그 사진 속에는 행복해보이는 화창한 날의 신랑과 신부의 사진이 들어있었다
몇장을 넘기자 그로 보이는 말끔한 정장의 중년 신사
오오미야역에서 내린 그사람 어떤 사연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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